지난 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글에 이어서, 마케팅 영역에서 고려해야 하는 요소, 소비자의 소비행태에 대해 추가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주식시장도 코로나19 영향으로 불안한 시장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에 대한 전망과도 관련이 있고, 기업들의 실적은 곧 그들의 '고객'의 행동으로부터 도출된다.
현재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는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① 실제 COVID-19에 의한 감염과 사망
② 이로인해 발생될지 모르는 상황에 대한 걱정
③ 장기화됐을 때 도래할지 모르는 세계적 경제위기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고, 기업의 고객들인 '최종 소비자들'은 이러한 우려 속에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과연 이것이 단기간에만 국한된 현상일 것인가, 아니면 장기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인가?
제품을 기획하거나, 매장을 오픈하는 경우에 있어서 이러한 점은 충분히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될 것이다. 특히나 시장중심적 (Market-Driven) 카테고리에 대해서는 소비자 집단인 '시장'의 반응에 맞춰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게 되므로, 소비행태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만약,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일시적 유행, fad에 맞춰서 제품이나 상품을 기획했다가, 해당 유행이 식어버린 뒤엔 매출 감소와 함께 재고 비용, 확대된 인건비, 설비 감가상각비로 이익률이 급감할 수도 있다. 단순하게 생각했을때,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KF94 마스크를 보고, 차별적으로 예쁘게 디자인한 면 마스크를 기획, 대량으로 생산했다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었을 경우, KF94 마스크 마저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상황이 도래하면, 면 마스크의 판매량은 축소되고 1+1 프로모션을 해야 간신히 현금화되는, 수익성 악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를 잠재워줄 수 있는 (?) 치료제 개발 상황을 살펴보자.
치료제 임상 결과는 빠르면 3월 중, 늦어도 4월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월 15일 기준으로 COVID19 관련 임상시험 등록된 건은 98건이다. 중국 51, 유럽 7, 미국 4, 한국 4, 홍콩 2, 동남아 2건이다. 우리나라 기업들 중 메르스 사태때에도 백신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발표는 많았으나 아직까지도 백신 치료제를 개발한 곳은 없는 실정이니 가능성은 낮을 수 있겠지만, 코로나 확진자에게 효과가 있었다는 에볼라 치료물질, 렘데시비르(remdesivir)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미국의 길리어드 사이언스 (Gilead Science), RNA 백신 후보 물질에 대한 임상 2상 중에 있는 모더나 (Moderna)에게 기대를 걸어봐야 할 듯.
[4월 25일 추가 : 4월 24일 우리나라 증시가 하락하였고, 이에 대한 이유를 찾아보니,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임상결과 일부가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정보가 있었다.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은 미국, 중국, 한국에서 진행 중인데, 중국의 결과가 가장 먼저 도출되는 상황이었다. 금요일 중국 임상 결과는, 중국 임상 참여가 저조했기에 조기에 임상실험을 종료했다는 것. 이것은 렘데시비르의 효과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고 통계적으로 처리하기 어려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5월 중순에 미국 임상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며, 예비결과는 그보다 조금 더 일찍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기 리스트 외에도 바이엘사의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도 프랑스, 한국 등에서 임상 진행 중이고,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 항인플루엔자 치료제 아비간(파비피라비르)도 임상 중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전문가는 COVID19가 지금의 H1N1, H3N2 바이러스처럼 계절 인플루엔자바이러스로 매년 지속될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기에, 치료제 개발로 현 생활행태 및 소비행태가 원상복귀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나타나고 있는 행태들이 유지, 강화될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이다.
COVID19로 인해 나타나고 있는 생활 패턴 및 소비 행태 변화를 살펴보자.
1) 건강, 안전에 대한 인식 고조
면역력에 대한 관심 증대로 프리미엄 식재료, 신선식품 매출 증대. 시즈널 상품인 봄 패션 의류나 등산용품, 캠핑용품, 피트니스 용품, 여행 상품, 카메라, 신발 매출은 급감한 반면, 건강용품에 대한 매출은 급증. (마스크, 손소독제 등 개인위생 제품)
2) 인구 유동량 70~80% 감소
서울, 대전, 대구의 유동인구량, 2월 9일~29일까지 70~80% 감소 (2월 9일 유동인구량 기준). 영화관, 공연장 및 식당 방문객수 급감. '집콕'에 따른 상품 매출 변화. 즉, 화장지, 세제, 라면, 간편식 등 가공식품 매출 증가.
3) Untact (비대면), online 구매 증가
재택근무 및 개학연기, 휴원 등으로 인해 OTT, VOD, 온라인 교육 수요, 밀키트 및 HMR 매출 증가. 직접 보고 구매하던 고가의 가구, 가전, 프리미엄 식재료의 온라인 매출 급증. 배달업체 자체도 배달원과의 대면을 줄이는 방안으로 서비스. (안전배달/안심배달 캠페인 등)
이 외에도, 이베이코리아의 자료를 본다면, 2020년 1월 20일부터 3월 3일까지, 전년 동기간 대비, 저녁 시간대 판매량이 32% 증가, 새벽 27%, 오후 26%, 오전 20% 증가. 저녁 시간대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호흡/수면건강용품'이며, 그 뒤로 '과자/간식', '배달음식', '냉동식품', '화장지/세제' 순으로 건강 및 생필품이 많이 판매되었다.
주말 쇼핑 수요도 늘어난 것 또한 달라진 점. 동기간 요일별 판매량은 작년 대비, 일요일 32%, 토요일 30% 증가했다. 외출이 줄어든 것이 주요 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롯데홈쇼핑, 2월 1일~17일 판매 상품 분석 자료에 따르면, 화장품, 여행, 레저 상품 주문이 줄고, 건강식품과 위생용품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은 홈쇼핑의 여행상품 성수기에 해당하지만 여행에 대한 수요가 급감한 상황이라 편성을 중단했고, 외출 감소에 따라 외모 꾸미기에 관련된 화장품, 가방, 시계, 목걸이 등 명품 쥬얼리 상품 주문 금액도 감소했다. 반면, 위생과 건강식품, 간편식품에 대한 방송 편성은 약 2배 정도 편성이 확대됐다.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프로폴리스, 홍삼, 유산균, 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매출이 증가하였고, 집에서 식사를 해먹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간편식품에 대한 주문 금액도 5배 성장했다.
대만의 경우도 비슷한 소비 행태를 나타내고 있다.
- 마트 및 외식 기피, 배달 주문 사용 증가 : 우버이츠 (UberEats), 푸드판다 (Foodpanda) 등 음식 배달 전문 업체들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기존 음식점 배달 외, 대형마트 및 편의점 상품 배달 서비스로 확대 중.
- 대형 유통매장의 매출 중 온라인 매출이 급증 : 주요 매출 품목은 신선채소, 과일, 쌀, 즉석상품 등
- 배달 주문에 소극적이었던 백화점도 푸드 코트 상품의 배달앱 활용 시작.
위와 같은 현상들 속에서 우리는 단기적인 현상과 지속될 수 있는 트렌드 요소를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선, 일시적인 대책으로 나온 생활 패턴, 그에 따르는 소비 패턴 요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진정된다면, 과거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즉, 재택근무와 개학의 연기에 따라 가정 구매 수요에 해당되던 제상품들과 구매 채널에 대한 비중은 과거의 매출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전환 속도는 COVID19에 대한 치료 수준, 확진자 감소 추세 속도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을텐데, '면역력 강화'에 대한 관심은 증가하여 개인위생 및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꾸준히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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