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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tomy of Goods

[브랜드 소개] 지금까지 이런 돼지 목살은 없었다. "제주도그릴 특상" 은평구 역촌역 맛집

by Roloy 2020. 6. 25.

이번에는 식당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차별화 포인트가 강해보이는, 제주흑돼지 구이전문점, 제주도그릴이라는 브랜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롤로이의 브랜드 해부학교실에서는 타겟 브랜드의 요소를 분석해보고, 타겟 고객과 광고를 한다면 어디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지 등을 파악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일반적인 맛집 소개, 리뷰 글과 같은 구성과 톤앤매너를 갖추진 않게 된다. 

제주도그릴을 소개 대상으로 선택하게 된 계기는, 업무차 역촌역 근처에 갔다가 인근 맛집을 검색하여 찾아가게 되었고, 지금까지 방문해본 돼지고기 식당과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부분을 경험했기에, 'Anatomy of Goods' 카테고리에 소개하기로 하였다.

 

<출처: LINYI MOM and KITCHEN>

 

비가 오는 날이었고, 브랜드 분석에 대한 고려도 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입구나 인테리어, 고기저장고 등의 사진은 찍지 않았다. 위의 사진은 다른 블로그에서 업로드한 사진을 캡쳐해왔다. 

일반 '제주도그릴'과 '제주도그릴 특상'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얼마전 제주도그릴 본점을 리뉴얼하면서 인테리어, 집기류를 변경했다고 하고, 브랜드명을 '제주도그릴'과 '제주도그릴 특상'으로 이원화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본점만을 '특상'으로 변경했고, 향후 가맹점 오픈 시에는 모두 '특상'으로 설정하며, 기존 가맹점 중 원하는 경우에 '특상'으로 리뉴얼한다는 계획이다. 아마도 '특상'의 컨셉을 본점에서 테스트해보고, 고객이탈 없이 브랜드 이미지 개선은 물론 매출 확대까지 이어진다면 모든 매장의 브랜드를 '특상'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아래 소개하겠지만, 제주도그릴 브랜드의 고기는 '습식숙성(Wet aging)', 제주도그릴 특상 브랜드의 고기는 '빙장숙성(氷藏熟成)'된 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간판이나 인테리어도 차이가 있다. 아래 이미지가 일반 '제주도그릴' 가맹점의 모습이다.

 

<제주도그릴 서초점>

 

내부는 본점 리뉴얼한 인테리어와 거의 유사해보였다. 아마도 8년 전 녹번동에 오픈을 하고, 가맹사업화하면서 가맹점의 간판들은 본점과는 다르게 프리미엄, 세련미를 추구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추정해본다. 이제는 다시 레트로와 뉴트로가 대세이니 과거의 촌스러움, 친숙함을 새롭게 해석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

브랜드 네임

그런데 왜 제주도그릴일까? 제주도 흑돼지와 백돼지를 공수해와서 활용하기로 했기에 주인장들이 고민을 했겠지. 

우리 돼지고기구이 전문점의 이름은 무엇으로 지을까?
나는 고기유통전문가로서, 좋은 고기를 공급할 자신이 있고, 매장에서는 좋은 재료를 활용해서 최상의 맛을 구현할 수 있을텐데...
이것을 어떻게 표현하지? 이름에 적용할 수 있을까?

제주도산 식재료를 나타낼 수 있는 단어, '제주도'와 로스트(roast)를 나타내는 '그릴'을 조합하여 탄생했을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브랜드 슬로건은 "제주도를 구워먹다". 

 

 

처음 브랜드 네임을 보고 느낀 이미지는, 가맹점 느낌, 제주도산 재료를 활용하는 일반적인 고깃집, 멋 부릴 줄 모르는 센스 등이었다. 이름만으로는 Soul이 느껴지지 않는 단점이 있다. 10년 가까운 브랜드이지만, 가맹점 수에 비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전문성, 차별성이 약해 보인다. 

 

<출처: 길목 - NEWZE's AGIT, 육전식당 - 진미츄 일상로그>
<출처: Dazzling Life>

 

경쟁 브랜드를 살펴보자. "길목"과 "육전식당"은 "제주도그릴"과 유사한, 돼지 목살과 오겹/삼겹살 전문구이집이다. "길목"은 구전으로 많이 알려져있는 브랜드로, "고기로 우주정복"하겠다고 선언을 한, '참숯 드럼통 생고기' 전문점이다.

 

<좌-길목, 우-육전식당>

 

"육전식당"은 수요미식회에 나오면서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 브랜드로, 신설동을 정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브랜드 네임은 어떠한가? 주업종과 연계 정도를 보았을 때, 이름이 설명적이기보다는 추상적인 방향성을 갖는다. 이름 하나만으로는 정확하게 무엇을 하는 식당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키워드로 보완을 해준다. 길목은 "참숯 드럼통 생고기", 육전식당은 "홈메이드 찌개백반, 통삼겹살 전문"이라고 부연설명하고 있다. 오히려 친근하면서 추상적인 워딩을 택하면서 공간 디자인 컨셉과 일치될 때, 전체적으로 더욱 전문적이고 감성적 스토리 텔링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부가적으로는 브랜드 확장성 측면에서도 장점을 가질 수 있다. 길목에서는 포차 컨셉으로 확장할 수도 있을 것이고, 육전식당에서는 "육전"(肉典)이 고깃집으로 한정시키고는 있지만 "식당"이라는 워딩으로 "고기구이"로 한정짓지 않게 열어놓는 작용을 한다고 본다.

 

어쨌거나 맛!

뭐니뭐니 해도 식당으로서 모든 것의 귀결은 맛이다. 맛있으면 알려지는 것이고, 브랜드 관련 스토리들은 이러한 Buzz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support 요소가 되어준다. 

'제주도그릴'은 핵심적인 영역, '맛'에 있어서 명확한 차별점을 갖고있기에 창업 이래 10년 가까운 오늘까지도 성업 중에 있으며, 가맹점도 늘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차별화의 핵심 요소로 볼 수 있는 것이 있다. 빙장숙성

 

 

다른 경쟁업체는 습식숙성을 하거나, 생고기를 이용하고 있는데 비해, 제주도그릴은 '빙장숙성' 방식을 이용하여 제주도 흑돼지와 백돼지의 목살과 오겹살 등을 제공하고 있다. 

빙장숙성이 뭐냐고 직원한테 물어보니, 100년전 일본에서 자연환경 특성 상 우연히 발견하게 된 생선, 고기 저장방식으로, 빙장숙성 방식이 적용된 고기를 먹어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육류 유통 전문가로서 고기의 품질 관리는 자신있었지만, 여기에 숙성 기술을 적용하여 또 다른 풍미의 고기 맛을 구현해내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우연으로 발견되어 경험으로 전수되는 빙장숙성 기술은 명확하게 메뉴얼화해놓지 않고, 정확하게 알려주지도 않았기에, 제주도그릴 대표는 수십차례 해당 상품을 접하러 다니며 연구하여 드디어 상품화시키게 되었다고 한다.

Evaluation after taste

컨셉은 위와 같이 잘 알겠는데, 어디 한 번 먹어보고 판단해보자! 당신들 말대로 부드러운 육질, 입안에 터지는 육즙, 지방은 빙장숙성으로 치즈풍미를 발현한다는데, 과연 그럴 것인가?

 

<제주도 흑돼지 - 특상 흑목살, 흑오겹살>
<특상 흑목살>
<흑목살은 사라지고, 불판위에 올려진 흑오겹>
<지방의 풍미를 느껴보라며 주신 떡지방?>
<제주 백돼지 - 특상 목살, 가브리살>
가브리살

 

시식 후 전반적 만족도 점수는 7점 척도로 1점! (매우 불만족)

세 명이서 흑목살, 흑오겹, 백돼지 목살, 가브리살, 떡지방, 껍데기를 제대로 사진을 찍을 정신이 없을 정도로 흡입을 했고, 아래의 사이드 메뉴까지 들이붓는 바람에 배가 터질 지경이 되었다. 맥주나 사이다도 배부를까봐 안 마셨다. 너무 배 불러서 불만족!

Reason to believe : 4박자가 만들어낸 조화

그러나 목살과 오겹살 등에 대한 맛은 7점! 기대 대비 만족도 7점! 컨셉 일치도 7점! 주변 사람에게 추천 정도 7점! 

차별화가 명확하다고 느끼된 시점이 목살과 오겹살, 껍데기 등을 먹으면서였다. 이런 고기를 경험해본 적을 정도로 돼지의 품격을 올려주는 맛이었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좋은 재료와 빙장숙성이라는 기술, 참숯을 이용한 불과 불판, 굽기 기술의 조화가 만들어낸 차별적인 맛이라고 볼 수 있다. 

차별화 요소는, 빙장숙성 기술을 통해 더욱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한 육질과 쫄깃하고 은은한 치즈풍미마저 발현되는 지방의 앙상블이다.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돼지고기 '특상' 차림이다.

차별화 요소를 뒷받침해주는 요소는 4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차별화 포인트가 근거를 갖게되고 신뢰를 줄 수 있다.

1) 좋은 재료 : 제주도그릴 대표가 저렇게 생겼구나! 그가 말하길 "음식에서 맛은 식재료가 80% 이상 좌우한다". 그가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하는 '거부양돈'에서 엄선한 최상급 흑돼지를 매일 공수해온다. 육류유통 전문가로서 품질 좋은, 엄선한 고기, 제주도 내 상위 1% 돼지고기만을 사용한다.

 

<출처: 제주도그릴>
<출처: 제주도그릴 홈페이지>

 

2) 참숯을 활용한 불과 돼지코 불판 : 제주도그릴이 직접 굴피참나무 원목 숯을 만들어 사용하고, 참숯의 향기가 고기에 배이고, 두꺼운 고기가 타지 않게 익을 수 있는 온도 유지와 전도, 기름 빠짐 등을 고려한 자체 개발 불판이 있다. 제주도그릴이 이 불판을 만들기 위해 몰드를 12번이나 팠다고 한다. 

 

<돼지코 불판>

 

3) 빙장숙성 기술 : 핵심 기술이고 위에 언급했으니 여기서는 간단히 요약한다. 본사 일부 인원만이 관리하는 비밀 숙성 기술로, 국내 최초로 빙장숙성 기술을 돼지고기에 적용하고 있으며, 3주간의 숙성 기간을 거쳐 본점과 가맹점에 공급되고 있다.

4) 굽기 기술 : 이러한 이야기를 해주고, 고기와 어울리는 소스 소개, 고기 맛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지며 직원들이 고기를 직접 구워준다. 숯불, 불판, 고기, 연기 처리를 가장 잘 하는 직원들이 조화롭게 활용하여 최적의 취식 타이밍을 제공한다. 목살의 경우는, 1분 정도 기다리면서 고기 껍질 안에 갇혀있는 육즙이 전체적으로 퍼질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먹으라고 안내한다. 

 

<소시지와 햄 샐러드 - 소시지와 햄을 이들이 직접 만든다고 한다>
<된장찌게+밥>
<대게장볶음밥>

 

그 외에도 된장찌게, 대게장볶음밥, 햄과 소시지 샐러드도 독특하고 맛이 좋다. 

가성비는 기대 대비 가치가 높은 것

3명이 가서 위의 메뉴를 즐기며 13만 원 정도를 소비했다. 이 정도 양이면 5명이 갔을 때 어울리는 양과 금액이 아닐까 예상해본다. 소고기에 비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이지만, 돼지고기를 먹는 경우에는 어떤 수준일까? 제주도 상위 1% 품질의 돼지고기, 빙장숙성, 3주간의 기다림. 왠지 다른 식당에 비해 가격이 비쌀 것 같다. 그래서 위에 언급한 브랜드 매장들과 가격 비교를 해보았다.

 

<출처: 네이버 플레이스 - 가격표>

 

제주도그릴의 가격은 본점이 녹번에 있고, 지가 높은 서초점에 들어가더라도 큰 차이 없이 그램당 94~100원 (목살, 오겹살)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청담동 길목은 숙성이 아닌, 생고기를 사용하고, 품질은 '투뿔', '특'인 것으로 보인다. 숙성 과정 등의 시간, 에너지 소비 공정이 없어서인지 그램당 80원 수준이다. 육전식당은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가격지수를 나타낸다. 고기의 품질, 후처리 공정 상의 부분을 확인해봐야 하겠지만, 넓고 전자오락 게임기가 있는 대기실을 유지하고 광고비를 집행한다는 점에서 보면 원료비가 아닌 판매관리비 충당과 이익률 제고를 위해 그램당 가장 높은 가격지수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절대가격은 부담없게 보이기 위해 1인분의 양을 150g으로 줄이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돼지고기 목살, 삼겹살 1인분의 가격이 15,000원~18,000원을 형성되어 유지된 것을 보면, 고객의 가격수용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보인다. 15,000원~18,000원이 고객 체감상 큰 차이는 없을 수 있고, 경쟁 브랜드 매장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고 이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객으로 하여금 해당 가격을 수용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해야할 것이다.

육전식당은 수요미식회를 거치며 '대세감'을 전달하고 있고, 청담 길목은 입소문과 뉴트로 감성으로 기존 고객의 유지와 신규 고객의 유입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본다. 

제주도그릴에서 조심해야할 것

제주도그릴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한 새로운 시도로 브랜드 활성화를 일으키고,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품질 측면의 엄격한 관리를 꾸준히 이어나간다면, 경쟁력 있는 차별적 콘텐츠가 있기에 향후 자발적인 구전 확대, 멀리서도 찾아오는 신규 고객, 너도나도 하고싶어하는 가맹점 희망자가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그릴에서 조심해야할 것은 과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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