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도 있었나? 초판 1쇄만 발행하고 kmac에서만 구입, 일반 독자들은 거의 이용하지 않았을 것 같은 책을 소개해본다. kmac에서 출간했고, 건국대학교 김해룡 교수가 쓴, "5 Brand Rules".
그래도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 또는 마케팅, 특히 브랜드에 대해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추천해본다. 도서관이나 헌책방에서 발견하게 되면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의 핵심은 브랜드-제품에 대한 전략적 관리를 통한 브랜드 자산 관리의 방안을 브랜드 라이프사이클이라는 틀로 설명하는 것이다. 5 Brand Rules라는 것이, 브랜드 유형을 강자형, 쇠퇴형, 재탄생형, 성장형, 도약형으로 분류하고, 해당 유형에 해당하는 브랜드-제품을 관리하는 사례들을 설명한다.
만약 독자가 어떤 브랜드-제품/상품을 맡고 있거나 연구를 하고 있다면, 5 Brand Rules에서 제시하는 유형에 맞춰보고, 해당 단계에 알맞는 전략 방향을 구상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비록 2012년도에 출간된 점, K-BPI와 계약한 (?) 브랜드-제품 중에서 사례용으로 선정했기 때문에,
- 현시점에서 보고서에 인용할 수 있을 정도로, '핫'한 사례가 되지 않는 점
- 브랜드와 제품 또는 카테고리가 연결되어 있기에, '12년과 '20년에 브랜드-제품이 처한 상황이 다를 수 있는 점
이러한 제약이 있겠지만, 오히려 이러한 부분이 책이 발간된 시점과 현시점을 비교하며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를 판단해보는 또다른 인사이트를 제공해준다고도 볼 수 있다.
추가적으로 이 책이 가치있게 느꼈던 부분은, 각 부문을 설명하는데 있어 마케팅, 특히 브랜드와 관련한 개념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는 데 있다. 주요 개념에 대한 브랜드 석학 3인, 데이비드 아커 David Aaker 교수, 케빈 켈러 Kevin L. Keller 교수, 쟝 노엘 캐퍼러 Jean-Noel Kapferer 교수의 설명도 비교해서 요약 제시해주고 있다. 이들 3인의 두꺼운 저서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한 저자의 간결한 정리는 브랜드 관련 개념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물론, 브랜드 석학 3인 외에도 마케팅 그루들의 저서, 인용구들도 정리되어 있다.
이 책은 현재 절판된 상태이기 때문에, 헌책방을 이용하거나 도서관을 통해 접할 수 있다.
이 책이 초판 1쇄 발행하고 절판되었다면,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았다.
이에 대한 생각은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니 독서하는데 참고만 하면 좋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을 광고해보자'에 해당하는 고려 요소가 될 것이다.
1) 출판사 이미지
출판사는 KMAC.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다.
kmac가 주관하는 것 중 하나가 K-BPI, 즉 Korea Brand Power Index로서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 조사를 통해 해당 지수를 매년 발표한다. 책에도 언급되었지만, K-BPI는 브랜드 인지도와 로열티 (이미지, 선호도, 구입가능성) 지표를 활용하여 '브랜드 파워'를 측정한다.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 조사' 결과를 갖고 K-BPI 상품을 여러 기업체에게 판매하였다. 이 상품은 신문사와 연계한 PR 패키지로서, 여러 경제신문사나 스포츠신문사가 주관한 "소비자가 인정한 브랜드", "대한민국 브랜드 파워 1위" 등의 상품들이 범람하던 시절, 그 중 하나의 상품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고 본다.
그러한 이미지를 갖는 kmac가 출판을 했으니, 객관적인 글이라고 보기 어렵지 않았을까?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K-BPI가 브랜드 자산 측정의 척도로서의 한계점은, 재무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자산을 금액으로 제시하지 못한다는 부분, 조사결과가 총점 위주로 제시된다는 점과 다양한 제품군에서 동일한 가중치를 적용한다는 점은 지적될 수 있는 사항이다. 개인적으로 느낀 바로는, 결과가 제품 카테고리가 세분화되어 브랜드 지표가 산출되기 때문에, 해당 카테고리가 쇠퇴기에 있든지, 도약기에 있는지 구분이 안 되고, 해당 카테고리 내에서 인지도가 높고 로열티 지수가 높으면 브랜드 파워가 높다고 말하는 점은 치명적 약점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2) 책 제목
왜 "5 Brand Rules"라고 지었을까? 오히려 "브랜드 라이프사이클 유형과 브랜드 자산관리" 등으로 짓는 것이 더욱 직관적이고 내용과 연결되며, 전문적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아무래도 출판사측에서 판단했을 때, 출판 당시 시장에서 잘 팔린 마케팅 서적들 중에 "OOO 법칙"으로 이름붙은 책들이 많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이 책을 출판한 kmac의 '요구'와 저자의 출간 '필요'에 의해서, 위에 언급한 내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 아닐까? K-BPI 언급 소개, 계약한 브랜드를 사례로써 활용, 책 제목 설정 등을 결정한 것이 아닐까라는 예상도 해본다. 사실 5 Brand Rules를 얘기하는데 있어서 K-BPI는 필수적인 것이 아니다. 브랜드 자산의 전략적 관리를 위해서는 5 Brand Rules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 요지이기에, K-BPI에서 파악 불가능한 브랜드 라이프사이클의 유형을 K-BPI와 연계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
3) 기타 사항
브랜드-제품. 읽다보면 '브랜드' 얘기인지, '제품' 얘기인지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브랜드 라이프사이클이지만, 제품 라이프사이클이기도 하다. 브랜드의 흥망성쇠가 제품 또는 카테고리의 흥망성쇠와 동일시되고 있다. A 브랜드의 주력 제품이 a였다해도, 30년 뒤엔 주력 제품이 b가 될 수도 있기에, A는 30년이 지나도록 흥할 수 있지만 a라는 제품은 30년 후에 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러한 부분은 고려하면서 읽으면 좋다고 본다.
* 저자 : 김해룡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경영학과 교수. 한국생산성본부, Nielsen 연구원으로 근무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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