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개인주의자들의 사회를 꿈꾸는 문유석 판사의 일상유감
이번에도 share of time 경쟁에서 책이 승리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 추천을 해본다. 2017년 12월에 읽고 워드에 독후감을 남겨놨던 사항이다.
롤로이의 주인장은 마흔을 넘겼다. 이제 내 일을 해나가려 한 발 내딛는 단계인데, 이런 생각을 갖기 시작한 것은 30대 중반부터다. 모두가 안정적이라고 하는 직장을 버리고 창업을 꿈꾸기 시작했다. 자신의 상태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노력했고, 직장 생활에 대한 인내심 부족이라고 생각하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참고 견디자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나의 심리상태에 대해 분석할 수 있는 책을 찾아 읽고, 의욕도 없고 재미도 없는 일상을 타개할 수 있는 '도전'을 찾아 헤맸다. 웹툰을 그려본다고 시나리오도 쓰고, 홍대쪽으로 미술학원도 다녀봤다. 이대역쪽에 있는 포토샵과 일러스트 학원도 다니면서 툴에 대한 기본기를 익혔다.
나의 증상은 '마흔앓이'다.
웹툰에 대한 준비가 네 갈증을 해소시켜주더냐? 무엇에 대한 갈증이었는가? 무엇때문에 목마른지도 모르면서 아무 것이나 들이켜면 쓰나?
30대 후반, 40 전후의 나이대에 있는 친구들이나 선후배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나의 증상에 대해 이름을 붙여봤다. 다른 세대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X세대로 불리우는 나의 세대로서 비슷한 교육 환경과 한국 사회에 깔려있는 집단주의, 가부장제, 온정주의, 권위주의 속에서 자라온 사람들은 비슷한 증상을 앓고있을 수도 있다.
나는 주변 어른들이 좋다고 하는 길이 성공의 길이라 세뇌당했고, 선생님이 추천하는 길이 비젼있다고 믿었다. 그 길을 두고 세뇌당한 우리들은 경쟁을 해왔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거나 전문직 종사자가 되고, 그 경력에서 입신양명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승리자가 되는 일이라 믿어왔다.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자크 라캉의 말이다. 가족사회, 학교사회, 직장사회를 거치는 동안 지속적으로 사회화 속에서 나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좋다고 믿으며 그것을 추구해왔던 것이 아닌가?
마흔앓이의 핵심은 '꿈과 현실 사이의 괴리'라고 정의하고 싶다. 마흔 즈음에 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게되면서, 타고난 성향과 역량, 그동안 경험해온 것들, 배경지식들이 어우러지면서 남은 삶을 나에게 맞춰 살아가고싶은 욕구가 표출된다고 본다.
개인주의자 선언은, 저자 문유석 판사의 경험과 그의 삶에 대한 태도, 타고난 역량, 자라온 배경 하에서 바라본, 한국 사회에 대한 현상 그리고 나아갈 방향, 그 안에서 우리 개인들의 삶의 방향 고찰로 채워져있다. 특히 집단주의가 팽배한 한국 사회에서 한국인 개개인은 불행할 수 있다는 전제로 합리적 개인주의자들의 사회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집단주의, 가부장제, 온정주의, 권위주의는 '합리주의', '개인주의'와 대응되는 개념들이다. 이 책의 각 소제목들은 저자의 관점을 느끼게 하는, 생각의 단초들이다. 일상적 소재에서 이끌어내는 사회와 개인에 대한 메시지는 저자의 깊은 통찰력을 느끼게 해주고 공감하게도 만든다.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독자들은 이를 통해 개인의 자유를 위한 몸부림,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우리가 사랑하고 보다 정의롭게 만들어나가야할 한국 사회는, 바로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 안에서 개인이 행복할 수 있도록, 그동안 세뇌시켜왔던 사회화의 불합리한 요소는 무엇인지, 나만의 꿈을 추구하기 위한 자유로운 시도가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해보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려해봤으면 한다.
'마흔앓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원인이 뭔지도 모른채 의욕없는 하루 하루를 살고있을 중년이 있다면, 그들에게 특히 일독을 권해본다. 물론 그들에게는 이 책과 함께 추가적으로 '마흔앓이', 정체성 찾기를 위한 아래 책도 추천한다.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 인생의 중간항로에서 만나는 융 심리학 - 제임스 홀리스, 더 퀘스트
'Anatomy of 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랜드/책 추천] 레드썬! "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 (4) | 2020.04.29 |
---|---|
[브랜드/책 추천] 브랜드 공부를 위한 과외샘을 만나다 - "아커·켈러·캐퍼러 브랜드 워크숍" (11) | 2020.04.20 |
[브랜드/리더십 책 추천] 조직 동기부여, "그 회사는 직원을 설레게 한다" (Alive at Work) (4) | 2020.04.10 |
[브랜드/마케팅 책 추천] '멀티팩터'와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 - 무신사 콘텐츠를 통한 비교 (2) | 2020.03.22 |
[브랜드/책 추천] 마케팅 공부를 위한 "5 Brand Rules" (0) | 2020.03.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