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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tomy of Goods

[상품 리뷰] 사기 상품에서 배우는 마케팅 교훈 - 링크드인 Linkedin에서 접할 수 있는 사례들

by Roloy 2020. 3. 23.

오늘도 링크드인 Linkedin을 통해 사기성 짙은 메시지가 왔기에, 그동안 시도된 접촉 내용을 모아서 소개해본다.

롤로이는 이것들을 '사기'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롤로이에게 접촉해서 사기를 시전하려했던 이들을 '사기꾼'이라고 칭한다. 그리고 여기에 소개하는 것은 카테고리 분류에 맞도록 (사기) '상품 리뷰'라고 설정하고자 한다. 롤로이가 진행한 수준까지 간접 체험할 분들은 이 글만 읽고 조심하면 된다. 설마 조금 더 들어가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굳이 그럴 필요는 없겠지만, 직접 체험하고 싶다면, 링크드인에 영문/중문 프로필을 준비해놓고 기다리면 된다. 한국에서 공부했다거나 한국을 잘 안다는 외국인들이 접촉을 해올텐데, 그들은 한국어는 전혀 읽고 쓸줄 모르기 때문이다. 

결론은, 할 일 없어서 사기쳐서 돈을 벌고자 하더라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한다는 것이다.

여기 소개하는 것은, 사기꾼들에게는 '서비스 상품'일테니까 '상품 해부' 코너로 분류한다.

이들은 어떻게 '고객'(먹이)의 관심을 사고, 무엇을 판매하며, 어떤 이익을 취하는가?

이들의 영업 방식이 통하긴 하는 것 같다. 벌써 몇년째 동일한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니 말이다.

크게 두 가지 종류로 포장해서 제안한다. 

1. 해외 은행 계좌를 개설하라. 펀드 해지하여 거액을 입금해주겠다.

2. 해외 주식 계좌를 개설하라. 다음 주에 100% 이상 수익률을 거둘 수 있게 해주겠다.

그러나 귀결은 동일하다. 가짜 사이트로 유입시켜 개인 정보를 빼내서 해킹에 사용하거나, 가짜 사이트 계좌로 돈을 입금시키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추정된다.


1. 해외 은행 계좌 개설 및 펀드 금액 나눠갖자.

어떤 경우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신뢰를 주려고 할까? 측은지심을 자극하는 방법이 있고, 신(GOD)을 이용하여 자신의 신뢰를 직접적으로 무조건 믿으라고 요구하는 방법도 있다.

1) 측은지심 유발

 

Sorry for using your photo without permission. Please understand that I post your photos for preventing further damage from fraud.

 

 

그들은 어려운 상황을 말하며, 받은 돈으로는 기부를 하겠다고도 한다.

절대 다른 사람에게 돈 받은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한다. 270만 달러 중 30%를 받기로 했으니, 요즘 환율로 치면 10억 원이다. 10억 원 입금 전까지는 주변에 절대 알리지 말고, 너 혼자만 알고있다가 사용하라. 

10억 원으로 아무 노력도 없이, 한 번에 벌어서 혼자만 사용할 생각을 하니, 기분이 너무 좋아진다.

너와 나만의 비밀이야. 그래, 나의 풀 네임과 집 주소, 휴대폰 번호를 보내주기만 하면 끝이야? 

 

링크드인에서 친구 신청 승인 후 받은 첫번째 이메일

 

본인은 인도네시아 사람이고 남편은 한국인이란다. 둘은 영국에 살고있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어에 서툴다고 한다. 

 

첫번째 이메일에 대꾸를 하자, 보내온 두번째 이메일

 

남편이 2년 전에 세상을 떠났고, 본인은 폐암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 의사는 더 이상 손 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그런데 남편이 죽기 전에 영국 정부와 270만불 규모의 계약을 따낸 것이 있다. 그러나 아직 그 돈이 본인 계좌에 들어오지 않은 상태. 안타깝다. 남편은 자선가로 어려운 사람을 돕던 사람이었단다. 이런 글의 가이드라인을 설계자가 미리 설정하는가? 착하고 돈 많은 사람의 죽음 스토리다. 통화나 만남은 원치않고, 한국어를 모르고 병세가 악화되었기에, 오로지 온라인으로만 얘기하자고 한다. 비밀리에! 남편은 자선가인데 아내는 그 돈을 본인이 거짓된 방법으로 취하려는 사기꾼이라니! 

 

세번째 이메일

 

개인 정보를 보낸 후, 진정한 후기를 쓰지 못하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외국인의 개인 정보를 갖고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아마도 개인정보만 털리는 수준에서 마무리될 수도 있을테고, 개인정보만으로 신용대출해주는 사설 금융업체를 통해 대출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아쉽지만, 사기꾼이 메일로 첨부해온 이미지들은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도 파악할 수 있는, 굴러다니는 이미지들이라, 사기 서비스 상품 포장에 불신의 흠집을 냈다. 고객의 기대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패키지 디자인,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뻔한 소구 포인트를 적용하면서 상품이 높은 가치를 갖길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임을 알아야한다.

 

2) 믿어달라!

 

 

자, 이름으로 엮고싶어서 본인의 성명부터 밝힌다. 성과 이름을 구분해준다. 성은 OOOG요, 이름은 OOOK 입니다~!

 

 

나의 인생을 바꿔줄 '기회'가 찾아왔다! 롤로이의 브랜드 슬로건과 비슷한데?! 'Take your chance'

 

 

기독교 신자로서 종교적인 요소가 우리 사이를 갈라놓길 바라지 않은데, 나의 '성'은 하나님께서 축복해주셨단다.

 

 

(중략) 이 사람도 비밀로 하라고 한다. 본인이 "은행"에서 일하고 있고, 이 일은 은행을 속이는 일이라 우리가 같이 엮여있는 것을 알리면 안 된다는 논리다. 온라인으로 처리하란다. 요즘은 온라인 인증도 믿을만할테니.

 

 

온라인으로만 하자는걸, 내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은행으로 갈테니 티켓 보내라고 했다. 은행에 나타나면 많은 질문을 받게되고 은행 대표가 인식하는 큰 돈이라 내가 가면 만나려고 할 거란다. 만나고 싶은데, 은행 대표. 언제 또 은행장을 만날 수 있겠는가? 은행에 왕 롤로이의 계좌 상태 정보, 계좌 접근 요청을 보내면, 은행은 허가를 하고, 나는 그 돈을 한국에 있는 다른 은행계좌로 입금하면 된단다. 참 쉽쬬~! 

얘도 절대 다른 사람에게 본인이 관여됐음을 알리지 말란다. 은행이 알게되면 감사가 뜬단다. 참, 종교인으로서 무슨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지 모르겠다. 독실한 크리스챤이라고 표현하던데. 종교를 더럽히다니! 

 

 

 

씨를 뿌려놓고 적당한 시기를 노린다. 처음 메시지를 보낸 것은 2019년 12월이고, 응답이 없자 2020년 3월에 다시 메시지를 보내왔다. 계정 관리를 꾸준히 한다. 

본인은 신실한 크리스챤이라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며 믿어달라고 한다.

이 사람은 링크드인에 본인이 은행 CEO라고 기재해놓았지만, 본격적으로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말단 영업사원처럼 변한다. 브랜드 개성을 설정하고 일관되게 유지해야 브랜드 비쥬얼 아이덴티티, 브랜드 이미지를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사람이 얘기한 은행은 영국의 Merchants trust bank이고, 위에 언급한 웹사이트가 홈페이지란다. 
진짜 Merchants trust PLC는 상장회사로 다른 주소를 갖고있다.
저 위에 언급된 주소로 들어가서 연락을 하거나 계좌를 하게되면, 본인들 메일이나 dB로 입력될 것이다.

 

 

위의 사이트가 진짜, 정상적인 신탁은행이라면 이 글을 수정하겠다. 사기꾼이 보내온 것이니 일단 불신한다.
'성' (surname)이 동일한, 죽은 사람과 친척이라고 속여서 그의 펀드 금액을 타내는데 활용되는 회사라면 안 봐도 뻔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사기꾼의 근본적인 실수가 있었는데, 바로 "왕 롤로이"라는 사람과 "김 롤로이"라는 사람이 친척임을 이용하자는 논리. 한국인에게 '성'은 왕, 김, 박, 이 등이고, 롤로이는 '이름' (first name)인데, 이 사기꾼은 '롤로이'가 '성'(surname)이고 '왕'이 '이름' (First name)이라고 알고있었다. 

제대로 하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한다. 타겟을 설정했으면, 타겟의 인사이트와 타겟의 사회 분석은 필수다.

그리고 이런 스토리는 이미 다른 사람이 사용했던 신선하지 못한 것이다. 죽은 자신의 남편의 성이 '김'씨이니 '김 롤로이'님이 남편 계좌에서 돈을 타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방법.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벼락부자가 된다는 상상은 사람들 마음 속 어디 구석에 숨어있는 '인사이트'일테다. 그것을 자극하는 방법은 광고 시장의 트렌드를 보면서 지속적으로 크리에이티브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몇 년째 여기저기서 써먹는 레파토리는 이제 식상하다. 

이 서비스 상품은 한국 시장 조사를 제대로 안 하고 출시되면서, 크리에이티브도 없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한 사례로서,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키는데 실패했다고 본다. 아마 그는 실적 쌓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된다.

 

2. 홍콩 주식 계좌 개설하라. 수익율 높다. 

몇 년전부터 2020년 최근까지도 기사화된 것들을 검색해볼 수 있다. "중국발 익명 채팅앱 주식 사기 기승"
기사들에선 '위쳇'을 이용한다고 하는데, 이것들이 링크드인에도 진출했다. 
링크드인에서 친구를 맺고 그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미리 본인의 프로필은 한국과 관련된 사항으로 꾸며놓는다.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단다. 그런데 Seoul National University가 아니고 그냥 'Seoul University'로 입력해놓았다.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했는데 한국어는 읽을줄도 쓸줄도 모른다. 
제대로 하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한다.

홍콩 주식 사기 서비스에는 '미녀'를 주로 동원한다고 알려져있다. 이번에도 유사했다. 
그래서 얼굴 마담 같은 여성의 이미지를, 구글에도 검색되지 않는 다양한 사진을 준비해놓은듯 하다.
그리고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친분을 쌓는데 1주일이고 2주일이고 투자를 한다.
잘 나가는 척을 하며 성공한, 여유있는 사업가로 포장한다. 당신도 본인처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망상을 슬슬 자극한다.

 

본인 사무실이란다. 유리에 비친 이미지는 신사화신은 남성이다.
왼쪽 손목에 본인 이름을 문신으로 새겼단다. 이름이 뭐였더라?
오늘은 피부관리 받으러 왔단다. 좋겠다.
남는게 시간과 돈!
연락도 안 하다니, 자신은 무시당하는게 싫단다.
친해졌다고 생각하면 주식 얘기를 꺼내기 시작한다.
꼭 이곳을 이용해서 계좌 개설하라고 한다.
가끔은 목소리 녹음해서 메신저로 보낸다.

 

한국인으로 타겟을 설정했다면, 대화가 될 수 있는 영어 또는 중국어를 사용하는 한국인에게 접근한다.
롤로이는 링크드인 메시지로 접했지만, 홍콩이나 중국인들은 위쳇을 이용하는 것 같다. 롤로이에게도 위챗 사용 여부를 물어봤다. 
접근하고 충분한 기간동안 친분을 쌓고자 노력한다. 일상적인 얘기를 나누며, 본인의 재력을 과시한다. 이 재력의 근원은 아버지 등 재력가가 있고, 그들이 작업하는 홍콩 주식 종목이 있단다. 
수익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가능하면 IB 계좌를 개설해서 투자하라고 권유한다.
기승전홍콩주식으로 몰고가려고 노력한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한다. 

이 사기 상품의 경우, 회사소개서와 같은 프로필 정보가 너무 부실했다. 한국어 전혀 모르는 서울대 출신 홍콩인으로 설정했다. 한국어가 아니라면 서울대학교가 온라인 교육만 하지 않았을테니, 뭔가 서울에 대한 정보를 알아야하는데, 전혀 모르는 마케팅 관리자를 앉혀놓았다. 신뢰도가 쌓일 수가 없는 인력 운영을 했다.

포장은 트렌디하게 디자인했지만, 콘텐츠가 부실해서 Trial도 일으킬 수 없는 품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상의 사기 서비스 상품을 통해 우리는, 똑똑해진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도록 설계자들도 지속적인 고민과 연구가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마케터들도 시장,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을 위해 사소한 것까지도 고려하여 컨셉과 실상품의 품질이 일치되고,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 유지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실행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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