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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tomy of Business

[산업 분석]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상황에 대한 예측들

by Roloy 2020. 4. 21.

 

Ceteris Paribus, 세터리스 패리버스?

경제학 등 사회과학에서 자주 접하는 구절이다. All other things being equal, 즉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이것 때문에 경제학자들이나 경제전문가들이 하는 경제 예측이 잘 안 맞는다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 전문가들이 언급하는 내용 중에 종속변수와 독립변수 사이의 관계 규명이 자꾸 틀리다는 것이다. 어떤 전문가조차 모든 변수를 고려해서 결과 값을 추정하기란 불가능한데 말이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가 몇몇 국가에서는 억제되고 있는 상황이 나타나면서, 그러면 어떤 산업들이 덜 타격을 받고, 세계 경제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요즘이다.

최근에는 제조업, 서비스업 비중에 따라 회복 속도가 다르다는 예측도 거론되었다.

중국이 1992년 통계 발표 이후, 사상첫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보도되었다. 4월 17일중국 통계청이 중국의 2020년 1사분기(Q1) 국민총생산(GDP)이 전년 동기대비 6.8% 하락했다고 발표했다.(계절조정치)  

 

<중국 분기별 GDP성장률%>

 

2019년 12월,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Q1 기간 중국의 경제활동은 큰 제약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Q1 경제성장률은 4월 23일 발표 예정이다. 블룸버그가 4월9일 집계하여 발표한 예측치는 전기 대비 -1.5%이다. 2019년 Q1 수치는 -0.4%로, 이때도 2008년 Q4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41분기만에 최저치라고 언급됐다. 이번에는 그때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블룸버그, '20 Q1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모음>

오늘은 수출 감소와 WTI 선물 마이너스 유가 소식

관세청에 따르면 2020년 4월 1일~20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9% 감소, 2020년 1월 1일~4월20일까지, YTD (Year-to-Date)로는 6.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었다고 발표했다.

<출처: 관세청>

조업일수를 고려하지 않은 통계에서 반도체(-14.9%), 승용차(-28.5%), 석유제품(-53.5%), 무선통신기기(-30.7%), 자동차부품(-49.8%) 등 주요 수출 품목들이 대부분 부진했다.

수출 대상국별로는 대중국이 -17%, 미국 -17.5%, 유럽연합 -32.6%, 베트남 -39.5%, 일본 -20%, 홍콩 -27%, 중동 -10.3% 등 주요 시장에서 모두 하락하였다.

한편, 수입액(251억 8,400만 달러)도 전년 동기 대비 18.6% 감소하였다. 정보통신기기(+6.5%), 승용차(+15.8%), 원유(-50.1%), 기계류(-11.8%), 석탄(-40.2%) 수입액 증감을 나타내서, 무역수지는 -34억 5,5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5월 중순까지 지속될 수 있는 Oil market chaos

오늘 주식시장을 하락시킨 주요인으로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을 보자.

<출처: Market insider>

뉴욕시장 기준 19일 밤부터 거래 시작된 WTI 5월 선물 가격이 20일 오후 배럴당 -40.32달러까지 떨어졌고 -37.63달러로 마감됐다. 5월물 원유를 판매하려면 1배럴당 37달러까지 얹어줘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는 WTI 5월물 만기일이 21일이기 때문에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다. WTI는 미국내 수요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해외 원유의 가격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4월 12일에 체결된 OPEC 생산 감축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의 한 달 가격전쟁에 평화를 가져왔고 공급을 억제함으로써 가격 안정화를 기대했지만, 감산은 5월부터 적용될 사항이라, 미국내 원유 수요 감소를 대응하기엔 공급 과잉인 상태다. 정유사들이 생산량을 줄여나갔고 대형 항공사들은 한 달째 비행기를 세워놓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람들은 자동차를 타고 외출하는 것도 줄이고 있으니 생산한 원유는 쌓여만가고 원유 저장고는 만땅이 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리스타드 에너지를 인용해 WTI 저장고 허브인 오클라호마주 쿠싱 저유시설도 총저장용량 8,000만 배럴 중 73.8%(5,900만 배럴)가 채워진 상태이며, 다음 달 저장고가 꽉 찰 것으로 예상된다. 보관 부담감에 투자자는 만기가 긴 상품을 원하는 상황이니, WTI 선물 트레이더는 5월에 인수되는 원유를 처리할 길이 없어 만기일 직전에 돈을 더 주고서라도 소진하고자 했던 것이다. 다만, WTI 6월 선물가격은 18% 하락한 20.43달러, 11월물은 31.66달러인 상황이다. 만기가 길수록 가격이 크게 오르는 상황이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경제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담겨있다고 볼 수는 있다. 

골드만삭스 상품 리서치 전문가에 따르면, 일단 단기적으로 이와 같은 현상이 5월 중순까지는 지속될 수 있다고 말한다. 멕시코만 연안 지역의 유전들이 셧다운하는 비용이 매우 크고 유전을 손상시킬 수도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생산을 유지할 것이고, 유전을 유지하기 위해서 마이너스 가격에라도 원유를 넘길 수밖에 없는 구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유국협의체 OPEC+가 5월부터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감소분 2,500만~3,000만 배럴을 상쇄하지 못하는데다 세계 경제 활동 재개 시점을 알 수 없기에 유가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다.

* 바다에서 시추하는 북해산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물이 25.57달러(-8.9%)에 거래됐다. 이또한 급락한 것이지만 WTI보다는 높은 가격이다. 브렌트유는 바다에서 시추해서 다양한 곳으로 해상 운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보고있다. 북미의 저장소는 꽉 찰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적으로 15억 배럴 수준의 육지 저장고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 원유를 싣고 떠다니는 배가 많아지면서 초대형 원유운반선 VLCC 이용료는 급등했다. VLCC 6개월 계약 요금이 1년새 2만9,000달러에서 10만달러로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제조업 중심의 중국과 한국은 빠르게 회복한다?

중국 경제지표가 Q1에 -6.8%를 기록했고, 우리나라 GDP성장률도 마이너스 1%대가 예상된다고 하면서, 2분기부터는 중국 경제가 빠르게 살아나서 올해 전체적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2%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올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도 한다. 국제통화기금, IMF의 전망이다.

왜냐하면 중국과 한국은 세계적으로 제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들이기 때문이다.

이진우 경제평론가의 설명이다. 2018년말 기준, 중국이 GDP 대비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 29.4, 한국이 27.2, 독일이 20.4, 미국이 11.4를 나타낸다. 각국의 GDP 대비 상대적 수치이다. 중국의 경제지표 중 도시 실업률이 2월에 6.2%에서 3월에 5.9%로 낮아졌다. 경제가 침체되었음에도 실업률이 개선된 것은 중국 경제가 서비스업보다 제조업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사람들간 대면을 통해 부가가치와 소득이 발생하는 서비스업은 고용을 늘리지 못하지만,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조업은, 정부가 공장 가동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면 소비 심리 회복과 무관하게 공장을 가동할 수 있고, 고용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우리나라는 중국 다음으로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나라다. 내수 시장이 작아서 대기업이 서비스업보다는 수출을 겨냥한 제조업에 주로 뛰어들었고 관광, 숙박, 식당 등 서비스업은 민간 자영업자들에 맡겨, 부가가치를 많이 생산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과 중국 보다, 서비스업 부가가치 비중이 높은 나라들이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타격이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은 77.4 (2017년), 스위스 71.4, 영국 71.0, 프랑스 70.3, 일본 69.1, 스페인 67.7, 이탈리아 66.3, 독일 61.8, 대한민국 53.6, 중국 52.2를 나타낸다. 

코로나19 사태가 유지되는 상황뿐만 아니라 종식된 이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 관광객 유입을 막는 기간이 있을 것이고, 서비스산업 중 관광산업의 비중이 높은 국가의 경우 경제적 타격이 더욱 크게 발생할 것이다.

세계 경제의 연결고리

국제 신용평가사 S&P (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대로 장기 'AA', 단기 'A-1+'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코로나19의 여파에 따라 올해 GDP성장률을 -1.5%로 예상하며, 경기부양책으로 재정적자가 확대될테지만, 내년에는 강하게 반등, GDP 성장률 +5%, 재정은 중장기적으로 완만한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S&P가 우리나라에 대한 평가를 위해 세계적인 변수들을 골고루 파악했을테니, 예상과 같이 코로나19 사태는 올해 안에 마무리되고 경제가 정상화되길 바랄뿐이다.

앞서 언급한 원유 소비 감소에서 대략 파악했듯이, 전세계는 외출 자제, 재택근무, 모임이나 관광지 방문 불가 등의 이유로 호텔 및 레스토랑 이용객수 감소, 석유 소비 감소 등 '수요'와 '공급'이 모두 감소하는 상황에 빠져있다. 제조업 비중,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공급'을 활성화시킨다해도, 그 제·상품의 수요처인 미국과 유럽의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제조업 공장의 가동률은 올라갈 수 없는 구조일 것이다.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국민 소득이 감소한다면, 한국과 중국에서 생산한 TV, PC, 스마트폰에어컨자동차에 대한 소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가의 국민 소득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다.

코로나19 감염 확진자수가 매일 감소하고 있고, 5월 5일에는 프로야구가 무관중이지만 개막한다고 하지만, 주식시장이나 부동산가격, 경제지표가 V자 상승을 나타낼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당분간 세심히 지켜봐야할 것이다. 고개를 들고 바다 건너 아직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나라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Ceteris parip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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